기업들 경력직만 뽑으니…20대 고용률 10%p '뚝' 2025.02.04 19:41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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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최근 기업들이 경력직 채용을 늘리면서 20대 청년층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험이 없는 사회초년생의 입직 기회가 줄어들며 청년 고용률이 줄어들고 생애소득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조사국 채민석 과장과 장수정 조사역은 4일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고용' 보고서에서 "경력직 채용 증가로 노동시장에 갓 진입한 청년들의 고용 상황에는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취업 경험이 없는 비경력자들의 상용직 취업 확률이 경력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20대 청년층의 고용률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조사국 모형 분석 결과 경력직 채용이 늘면서 비경력자 비중이 큰 20대의 상용직 고용률은 44%에서 34%로 10%포인트 떨어진 데 반해 30대는 54%에서 51%로 3%포인트 내리는 데 그쳤다.

사회 초년생이 30년간 경제활동에 참여한다고 가정할 때의 생애 총취업 기간도 경력직 채용 증가 영향으로 21.7년에서 19.7년으로 2년 줄었다. 그 결과 노동시장 진입 시점에서 기대할 수 있는 평생 소득을 연 5%의 금리로 할인한 현재 가치 역시 3억9000만원에서 3억4000만원으로 13.4% 감소했다.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데 따른 영향도 분석했다. 비경력자 구직 노력이 30% 낮아지는 경우를 시뮬레이션해 보면 20대 청년 고용률은 현재보다 5.4%포인트 하락하면서 30대와의 격차가 1.1%포인트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경력직 채용 선호로 사회초년생의 생애 총 취업 기간이 21.7년에서 18.1년으로 3.6년 단축되면서 이들의 평생 벌어들이는 소득의 현재 가치도 3억9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1억 원 가까이 증발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은 관계자는 "청년층이 경력직 채용 증가라는 노동시장 변화에 적응하고, 이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진입하기 쉬운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에서도 경력 개발을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완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아주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